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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x 서울국제도서전] 6월 29일, 풍월당X쩜오책방 방문 후기

네스퀵드링크 2024. 7. 6. 00:30

2024년 6월 29일 (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다. 

 

 

지방 사람이 이런 행사를?? 가볼만하다

 

이 글은 그 큰 행사에서 6월 29일, 오후 1시 경에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님의 이야기를 필두로 그 작은 코너에서 느낀 이야기를 적고자 한다. 박종호 대표님이 가진 클래식에 관한 철학은 흥미로웠고, 클래식을 즐거이 듣는 내게 꽤 신선한 접근법이었다.

 

생각보다 인기가 있었던 자리

 

 

클래식의 정의

클래식, 서양음악에 관한 정의에 관한 설명을 우선 하셨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클래식은 작곡가 사후에 후대 시대의 사람들에게 꾸준히 감상이 되는 일종의 '고전'이라는 것이다. 옛 시대의 유행가와 오늘날의 '고전'은 분명히 다름을 말씀하셨다. 우리가 잘 모르는 당시 유명한 작곡가의 오페라 작품이 그 시대에는 유행가였던 사실을 말씀하시며, 이는 분명히 다르다고 하셨다. 반면 '고전'은 그 시대의 인기와는 무관하다. 

 

꽤 동의하는 생각이다. 아래의 링크는 한 클래식 관련 유튜버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고민해본 영상이다. 필자와 이 유튜버, 그리고 대표님이 모두 동의하는 세 지점은 '작곡가의 사후'라는 지점이다. 그리고 그 평가는 후대가 하는 것이며 전문 음악가, 지휘자, 연주자, 평론가, 일반 관객, 아마추어 모든 사람들이 이 미지의 작품을 들으면서 그 작품이 클래식이 되기도 하고, 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경계는 얼핏보면 모호한 기준들을 지니고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이미 그 기준에 대한 평가가 끝나있다.

 

https://youtu.be/C2EVfdRPSyU?si=i5P6roPxntjr-W28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고전'을 작곡한 작곡가는 채 10명정도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말러, 차이코프스키, 바흐 등등...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쇼팽과 라흐마니노프가 포함되지 않았다. 대표님의 기준은 아무래도 훌륭한 교향곡의 유무인듯 싶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작품의 형식은 협주곡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작품의 잠재성이 뛰어나다 생각한다. 교향곡 역시 엄청난 편성으로 다채로운 흐름을 만들고 다시 합쳐지는 아름다움을 구사할 수 있으나, 협주곡이야말로 그 잠재성이 가장 뛰어나지만 아직 작곡가들이 그 장르를 빛내지 못했고, 또한 우리가 그 즐거움을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전 작곡가에 관한 생각

필자는 이 날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1000개의 슈베르트 작품 중 뛰어난 작품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의 나머지 습작들도 우리는 '그가 고전을 만들어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들을 가치가 있는가?". 대표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다. 대표님은 이미 평가가 끝난 훌륭한 음악들을 듣기도 바쁘다는 뉘앙스셨다. 

 

이 질문을 던진 의도는 필자가 속한 아마추어 단체에서 친구들은 굉장히 소위 말하는 힙한, 홍대병 걸린 클래식들을 듣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았다 생각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작품들이 즐비하고 이를 모두 아는 것이란 너무 어렵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즐겨 듣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혹은 베토벤 교향곡 8번을 즐겨 듣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혹은 비교적 최근 작곡가인 라이네케나 버튼과 같은 사람은 여전히 평가의 대상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이 분야의 호흡이 느리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 1명의 생에서 이 모든 과정을 겪을 수 없다. 때문에 더더욱 매력적이다.

 

당신들은 무슨 음악을 듣는가?

이 행사 이후 책을 사고, 풍월당의 한 실장님과 잠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필자는 또 다시 질문했다. "선생님들은 보통 어떤 곡을 많이 들으시나요?". 답은 앞의 강의와 연결된다. '고전'. 돌고 돌아 고전이며 특히 결국에는 바흐로 회귀한다고 하셨다. 가장 음악에 메세지가 없고 음악을 그 자체로 향유할 수 있는 작곡가라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슈베르트의 현악 실내악도 좋아하신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날 지방으로 돌아가는 기차에서 필자는 슈베르트 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를 감상했다. 혹여나 이 작품을 듣지 않아본 사람이라면 필자 역시 강력하게 추천하겠다.

 

 

제목부터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필자와 풍월당이라는 음반사의 첫 만남이었으며, 이 분들의 가치관을 내게도 접목해 같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감사하다. 음악과 음반에 관심이 있다면 서울의 풍월당을 찾아가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