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감상

[애플 뮤직 클래식] Vitali: Chaconne in G Minor - 아샤 하이페츠

해당 음원은 유튜브에도 있다.

https://youtu.be/97xlBipnzG8?si=Yp-2cCVzW355JXwI

비탈리 샤콘느 중 최고의 연주라 생각한다

 

 

애플 뮤직 클래식의 센스를 볼 수 있는 앨범 사진

 

비탈리 샤콘느, 바이올린 솔리스트들이 부러워지는 몇 안되는 작품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클래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 곡을 듣고 있다면 많은 어두운 심상이 떠오른다. 아포칼립스, 세상의 종말, 폐허가 되어버린 교회, 빗발치는 총알들을 슬로우 모션으로 화면을 잡고 이 곡을 삽입한다면 최후의 전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딱 좋다고 느낀다.

 

많은 연주자들의 음원이 있지만 하이페츠를 고른 이유는 가장 처절하지만 한치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 연주이기 때문이다. 연주자는 이 슬픔을 휘몰아치듯이 연주하여 그 감정을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전달시켜버린다. 조금 웃기게 들릴 수 있지만 룩삼(LookSam)이라는 인터넷 방송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이올린의 현이 내 가슴 뭉탱이를 긁는 것 같다'라는 표현을 한다 (https://youtu.be/o5IpyCUgZ6M?si=fQqMIVcxrrnmks6C  15분 24초 경).

 

 

바이올린의 현이 내 가슴을 긁는 것 같은 음악의 극치가 하이페츠의 비탈리 샤콘느라 생각한다. 비 내리는 날, 우울한 날, 혼자서 이 우울함의 바닥을 찍고 오고 싶은 날에 이 곡을 듣고 있는다면 경건해지는 마음마저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보통의 경우 이 곡의 반주를 피아노나 오케스트레이션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하이페츠의 음원은 오르간을 이용했다. 오르간의 특징이라면 훨씬 넓은 공간감을 하나의 악기가 주기 때문에 통일되고 넓은 공간의 소리를 주며, 시간이 지나도 음이 약해지지 않는다. 이는 음악 표현의 장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오히려 이 음원에선 최고의 장점만을 잘 살려낸 음원이라 여겨진다.

 

바이올리니스트 하이페츠의 다른 연주들을 들어보면 그의 색채가 진하게 느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그에게 가장 어울린다 생각한다. 하이페츠는 표현과 기교는 당시 시대의 최정상의 연주자이다. 가장 압권인 부분은 고음 부분을 더블스탑으로 연주하면서 단 하나의 박자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순간의 그의 실력에 소름이 한번 돋고, 그게 가능한 연주를 들음으로써 거기서 오는 감동에서 두 번의 소름이 돋는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이 고음을 내는데 있어 정확한 음을 위해 시간이 걸린다.

 

비슷한 시기의 작품을 썼던 바흐의 작품의 경우 곡이 단조로 긴장을 유지하더라도 마지막에는 리타르단도(rit)와 장조로 극적인 곡의 분위기를 바꾸어 편안하게 곡을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탈리 샤콘느의 경우 마지막까지 오히려 긴장을 풀어주지 않고 비극적인 결말을 줌으로써 그 이미지를 견고하게 유지시킨다.

 

비탈리 샤콘느는 같은 주제에 대한 변주를 택하는 변주곡의 형식에 가깝다. 바로크 시기의 작품이라 그런지 각 변주를 variation으로 표기하지는 않았지만 그 경계가 명확하다. 각 변주는 8마디 혹은 12마디로 꽤 일정한 규칙성을 띄고 있다. 그 규칙안에서 리듬의 변화와 음의 펼치는 변화를 주었지만 조성의 진행과 진행 속도는 크게 건드리지 않음으로써 비슷한 감성을 여러 풍경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게 비탈리 샤콘느의 매력을 만드는 구조적인 요소라 생각한다.

 

유튜브 음원보다 애플뮤직클래식의 음원을 추천하는 이유는 음질의 차이가 심해서 그렇다. 해당 음원을 소지하고 계시다면 그 음원을 직접 들으면 되겠으나 스트리밍 시대에서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이 음원의 음질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 그에 비해 애플뮤직클래식은 훨씬 좋은 음원을 제공하니 만약 서비스를 구독중이라면 감상해보기를 권해본다.